Q1. 갤러리 소개
🥄: 안녕하세요! 심재학 대표님 반갑습니다. GALLERY41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운영 기간과 설립 배경, 그리고 갤러리를 운영하시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철학과 비전에 대해서도 함께 부탁드려요.
🖼️: 안녕하세요. GALLERY41은 서울 삼청로에 있는 갤러리로, 1993년 종로 갤러리의 프로젝트 스페이스로 시작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화, 조각, 설치,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현대미술을 소개해오며 작가와 관람객, 작품 사이의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무엇보다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 공간이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관람객이 작품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작품 배치, 조명, 전시 구성 하나하나에 정말 많은 고민을 담고 있어요. 갤러리는 결국 예술이 사람과 만나는 접점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을 찾는 분들이 작품을 통해 감동을 느끼고, 그 감동이 일상에서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2. 국내외 다양한 아트페어 참여 경험
🥄: GALLERY41은 단순한 공간 운영을 넘어, 예술의 흐름 속에서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화랑미술제, 키아프, 엑스포 시카고 등 다양한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해오신 경험도 같은 연장선에 있을 텐데요. 그 현장에서 얻으신 가장 큰 인사이트는 무엇이었을까요?
🖼️: 아트페어에 참여하면서 제가 늘 느끼는 점은 예술은 결국 현장에서 가장 생생하다는 점입니다. 작품이 벽에 걸리고, 관람객이 그 앞에서 머무는 모습, 표정, 시선, 반응 하나하나가 매번 새로운 배움이 되죠.
저희는 국내의 화랑미술제, 아트부산, 키아프부터 해외의 아트바젤 홍콩, 엑스포 시카고까지 여러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해왔는데요, 이런 현장에서 얻는 인사이트는 단순히 판매 실적이 아닙니다.
짧은 시간 안에 작품의 메시지가 전달되어야 하는 아트페어는 어떤 작업이 현대인들의 공감을 얻는지, 어떤 감정이 사람들에게 오래 남는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특히 해외 아트페어에선 한국 작가들의 섬세한 감성과 강렬한 시각 언어가 다른 문화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직접 목격하는 과정 자체가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되곤 해요.
결국 아트페어는 작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자리를 넘어, 지금의 예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체감하고, 우리가 앞으로 어떤 전시와 작가와 함께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자리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Q3. 최근 아트 마켓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나 트렌드
🥄: 변화하는 예술계의 흐름 속에서 방향성을 찾는 GALLERY41의 접근이 인상적입니다. 그렇다면 현장의 감도를 직접 체감해오신 입장에서, 최근 아트 마켓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나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최근 미술 시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되는 변화는 예술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술과 브랜드, 전시와 콘텐츠, 수집과 체험, 전통과 기술이 서로 섞이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한 트렌드라기보다,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 흐름이 예술에도 반영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이제 작품만 보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작가의 생각, 전시 공간의 분위기, 감정의 결까지 함께 느끼려는 관람객들이 많아졌죠. 작품은 소장품을 넘어, 삶과 사회를 이해하는 창구, 또는 공존하는 관계로서의 존재로 인식되고 있어요.
예술 작품을 구매하는 기준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작가의 유명세나 작품 가격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이 작품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해졌어요. 특히 젊은 컬렉터일수록 작품을 소유하는 게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것처럼 느끼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작가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실력 있는 작가보다는 독창적인 시각과 자신만의 서사를 가진 작가, 그리고 미디어에 노출되기보다 자신만의 언어를 꾸준히 구축해온 작가에게 시장과 컬렉터 모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결국 시대는 계속 바뀌지만 예술이 던지는 질문은 늘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GALLERY41은 이 질문에 귀 기울이며, 시대성과 정서, 이야기들을 작가의 언어로 더 선명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4. 글로벌 아트 마켓에서의 한국 미술, 그 가능성과 방향성
🥄: 앞서 말씀해 주신 변화와 흐름 속에서, 한국 미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위상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보시나요? 또한 GALLERY41이 바라보는 앞으로의 방향성과 필요한 요소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글로벌 아트 마켓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이 관심은 단순히 한류라는 문화적 이슈에 기대기보다, 한국 작가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밀도, 사회적 감수성, 독창적인 조형 언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아트센트럴 홍콩이나 엑스포 시카고와 같은 현장에서는 작품의 비주얼만이 아니라, “작가의 세계가 어떤 방식으로 구축되고 있는가”, “그 시각 언어가 어떤 구조로 확장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곧 한국 미술이 외형적 매력을 넘어, 깊이 있는 예술 세계를 제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특히 지금처럼 시장의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흔들림 없이 작업을 축적할 수 있는 창작 리듬이 중요하고, 그 리듬을 함께 유지하고 다듬어주는 동반자의 존재도 필요합니다. GALLERY41은 앞으로도 그런 예술의 동반자 역할을 작가 옆에서 감각하고 설계하는 팀으로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